‘수도 이전’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5명씩 추천받아 모두 80명으로 ‘신행정수도 후보지 선정평가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4개 지방자치단체는 후보 추천을 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원우(申元雨) 추진위 입지환경국장은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지난달 16일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28일까지 60명의 평가위원 추천을 접수했다”며 “서울 등 4개 지자체가 신청을 하지 않아 나머지 20명을 대한지리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 충원했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자체는 수도 이전을 반대하기 때문에 평가위원 추천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강원도는 의외”라며 “학회 출신 위원들도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후보지 평가의 공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김상국 정책기획관은 “서울시의 기본 입장은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수도 이전을 전제로 하는 선정평가위원회에 인력 추천을 거부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경기도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그러나 경기도가 평가위원을 추천하는 것은 곧 수도 이전에 찬성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조성을 위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인천시가 수도 이전을 명시적으로 반대할 입장은 아니다”며 “그러나 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지역 정서가 강해 묵시적인 반대 의사 표시로 전문가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원도 관계자도 “특별히 중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해 추천하지 않았을 뿐 공식적으로 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