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6월 20일 국내에서 개인연금 상품이 처음 판매되기 시작한 지 만 10년이 됐다. 가입 후 10년이 지나고 만 55세가 넘은 가입자는 그동안 낸 돈(가입금)과 이자를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94년 6월 20일 금융회사에 처음 가입금을 낸 사람들 가운데 첫 연금 수령자가 나오게 된 것.사적연금인 개인연금은 공적연금인 국민연금과 함께 국민의 대표적인 노후보장수단이다. 최근 ‘국민연금 논란’에서 보듯이 앞으로 국민연금은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바뀌게 돼 개인노후보장에서 개인연금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연금 10년의 발자취=개인연금은 94년 ‘개인연금저축’으로 시작했다. 만 20세 이상이면 분기당 300만원까지 돈을 넣을 수 있었고 은행에서는 개인연금신탁, 보험사에서는 개인연금보험, 증권사와 투신사에서는 개인연금펀드의 형태로 2000년까지 팔렸다.
2001년 탄생한 ‘연금저축’은 이전의 개인연금저축과 연간 가입금 한도(분기당 300만원) 및 55세까지 가입한 후 연금 형태로 돈을 나눠 받는 점은 같지만 세금 계산이 다소 달라졌다. 2001년 이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연금저축뿐이지만 이미 2000년까지 개인연금저축에 가입한 사람은 2001년 이후에도 계속 가입금을 낼 수 있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개인연금저축은 연금을 지급 받을 때 이자소득세 등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장점이지만 연금저축은 연금소득세를 내는 대신 가입금을 넣을 때 소득공제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노후자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95년 3월 말 2조5481억원이던 개인연금 가입금 잔액은 97년 10조원을 넘어섰고 2000년 말 19조752억원에서 2003년 말 28조1055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금융권별 가입금 잔액은 생명보험이 13조7854억원(49.1%)으로 가장 많고 은행 9조1345억원(32.5%) 손해보험 4조880억원(14.5%) 투신 1조976억원(3.9%) 순이다.
수익률도 연 평균 10% 내외로 좋은 편이다. 94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미은행의 개인연금신탁은 연평균 10.8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H개인연금골드펀드는 99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 평균 14.5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보험사의 경우 은행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형과 확정된 기간만 수령하는 기간 확정형이 있다.
▽연금 언제부터 어떻게 받나=10년 전 은행 개인연금신탁에 가입한 김기영씨(56)는 올해 7월 만기가 된 뒤 연금을 지급 받을 것인지 아니면 적립기간을 연장해 추가로 가입금을 낼 것인지를 놓고 고민이다.
개인연금은 가입 후 10년이 지나면 연금 지급 신청을 할 수 있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은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있거나 은퇴를 했더라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당장 연금을 지급받는 것보다 계약기간을 연장해 계속 가입금을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추가 가입금액 중 일부에 대해 소득공제(연 불입금액의 40% 또는 최고 72만원)를 받을 수 있고 발생된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계약기간 연장은 1년 이상 연 단위로 할 수 있다.
연금을 받기로 결정했다면 나눠 지급받는 기간은 5년 이상으로 해야 한다. 5년 미만의 경우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