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보다 손이 작은데 왜 비슷한 공을 써야 하나요?”
여자 농구선수들의 이런 불만이 사라지게 됐다. 남자선수들보다 훨씬 작고 가벼운 공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뒤인 올 10월부터 여자선수들의 공 크기를 줄이기로 했다. 기존의 공은 둘레 74.8∼75.2cm, 무게 580∼610g으로 국내 남자프로선수들의 공(75∼76cm, 600∼625g)과 별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둘레 72.4∼73.7cm 무게 510∼567g의 작은 공을 사용하게 된다.
FIBA의 이같은 조치는 남녀선수들의 체격 차이를 감안한 것. 상대적으로 신체조건이 불리한 여자선수들이 남자선수들과 비슷한 공을 사용하다보니 다루기도 힘들고 득점력도 떨어져 경기의 재미가 반감됐다. 국내 여자선수들의 경우 원 핸드 슛보다는 투 핸드 슛이 많은 것도 공 크기 및 무게와 무관치 않다.
금호생명 김태일 감독은 “크기와 무게가 줄면 아무래도 드리블과 볼 컨트롤이 좋아진다. 또 멀리서도 잘 던질 수 있어 외곽슛 적중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자농구에서는 한 손으로 볼을 잡는 선수가 적지 않다. 한 손으로 볼을 잡으면 그만큼 스피드도 빨라지고 화려한 플레이를 할 수 있어 볼거리도 늘어난다.
그 동안 여자농구에선 한 손으로 볼을 잡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그러나 볼이 작고 가벼워지면 미국과 유럽의 키 큰 선수들은 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덩크슛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새 공은 8월 퓨처스리그 때 처음 선보일 예정. 이 대회엔 여자프로 6개팀이 출전한다. 여자선수들이 남자처럼 원핸드 점프슛을 펑펑 터뜨릴지 관심꺼리.
더욱 기다려지는 것은 내년 초 겨울리그. 용병들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국내여자농구 최초로 덩크슛이 나올 지도 모른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