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명장 필 잭슨 감독(58·LA레이커스·사진). 그의 화려했던 시대도 이제 막을 내리는가.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당한 패배는 누구보다도 잭슨 감독에게 큰 충격이었다. ‘결승 불패’의 신화가 마침내 깨졌기 때문.
그는 그동안 시카고 불스에서 6차례, LA레이커스에서 3차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모두 우승했다. 통산 9회 우승으로 보스턴 셀틱스의 전설적인 감독 레드 아우어바흐가 갖고 있는 NBA 최다 우승감독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에 우승하면 신기록과 함께 열 손가락에 모두 우승 반지를 끼는 영광을 안을 수 있었으나 모든 꿈이 깨진 것.
잭슨 감독은 LA레이커스와 99년 계약기간 5년에 3000만 달러로 사인했다. 올해는 그 마지막 해. 재계약 여부에 대해 잭슨은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주위에선 10번째 우승을 채우고 은퇴하라고 말하지만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고 포기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99년 처음 시카고 지휘봉을 잡은 뒤 14시즌 동안 9차례나 정상에 오른 눈부신 경력의 소유자. 하지만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슈퍼스타 덕분에 얻어진 결과일 뿐 지도력은 의심된다는 평가도 있다. 어쨌든 구슬을 끼워 보배로 만든 끈끈한 친화력만큼은 당대 최고라는 평.
한편 LA레이커스는 우승을 놓친 아픈 기억보다 앞날을 더 걱정해야 될 처지. 코비 브라이언트, 칼 말론이 자유계약선수로 풀리고 팀 내 불화를 빚은 게리 페이튼의 거취도 불투명해 내년 시즌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우려마저 있기 때문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