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정호승 지음 우승우 그림/249쪽 9500원 해냄
“낙타는 자기 새끼가 죽어 사막에 묻히면 오래도록 그 장소를 기억합니다. 그래서 우리(隊商·대상)들 가운데 누가 죽어 사막에 묻어야 할 때는 낙타 새끼를 죽여 함께 묻습니다. 나중에 어미 낙타를 데려오면 그 무덤을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낙타의 모성애’)
시인 정호승씨가 들려주는 삶과 사랑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
늘 가난한 부모와 환경 탓만 하고 살던 남자가 산란을 마치면 어미 뱀장어가 곧 죽어 출생과 함께 고아가 되는 뱀장어의 삶을 안 뒤 부끄러워하는 이야기(‘댓잎뱀장어의 삶’), 남편을 잃은 며느리를 위로하는 시아버지 이야기(‘가장 아름다운 꽃’) 늘 한 치수 큰 신발만 사주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아버지와 신발’) 등 잔잔한 이야기 48편을 엮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