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들어지는 판타지 공포만화 ‘아일랜드’(글 윤인완·그림 양경일)의 주인공 ‘반’. 사진제공 대원씨아이
최근 영화와 방송 산업에서 만화 컨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곧 방영될 KBS2 드라마 ‘풀하우스’(주연 송혜교, 비)와 현재 제작중인 한중합작드라마 ‘비천무’(주연 박지윤, 주진모), 기획단계에 있는 영화 ‘아일랜드’는 모두 만화가 원작이다.만화책 판매에 의존하던 작가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이 생긴다는 점에서 이런 흐름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리만화연대’ 김종범 사무국장은 월간 ‘우리만화’ 6월호에 기고한 글 ‘만화의 영화·드라마화 붐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이런 흐름이 장기적으로 만화의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이 지적한 문제점은 3가지다. 판권 계약을 체결한 만화들이 대부분 오래전에 나와 인기를 검증받은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김 사무국장은 “앞으로는 영화와 방송에서 눈독을 들일만한 수준작이 계속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어 만화의 영화 및 드라마화는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만화의 방송 및 드라마화를 ‘만화의 스크린 침공’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현실을 모르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만화계가 공세적으로 작품을 세일즈하는 수준이 아니라 영화계에서 작품을 고르는 양상이어서 원작자가 주도적으로 계약을 맺지 못하고 들러리 서는데 불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작가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만화가 매니저나 만화전문 에이전트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국장은 “애니메이션과 달리 원작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실사에서는 상당 부분 잊혀지는 문제를 인식해 지나친 기대는 갖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