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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6자회담 실무회의]北核 ‘실질적 진전’ 산넘어 산

입력 | 2004-06-20 19:00:00

북핵 관련 제3차 6자회담 본회담에 앞서 각국 대표단은 21, 22일 실무협상을 벌인다. 한국 대표단이 20일 오후 중국측과의 양자협의를 위해 숙소인 세인트레지스호텔을 나서고 있다.-베이징=연합


“이제는 (북한 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모색할 단계이다.”

조태용(趙太庸)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0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道) 공항에 도착해 이같이 말했다.

조 단장은 21, 22일 이틀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리는 제2차 북핵 실무그룹회의의 한국측 수석대표. 그러나 조 단장의 말처럼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는 것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문제이다. 미국은 HEU 문제가 이번 북핵 위기의 근원이란 확고한 자세지만, 북한은 아예 HEU 프로그램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장국인 중국은 ‘HEU가 있다면 동결 또는 폐기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이 문제 때문에 6자회담 자체가 파국을 맞는 것은 막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저우원중(周文重) 중국 외교부 미국담당 부부장이 8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중국)는 HEU 핵 프로그램에 대해 아무 것도 아는 바가 없으며, 그것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구체적 해법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한이 주로 주장해 온 ‘핵 동결 대 보상’과 ‘평화적 핵 이용 문제’도 이번 3차 회담의 주요 쟁점.

한국 정부는 그동안 ‘핵 프로그램 등을 동결할 테니 그에 대해 보상하라’는 북한측 주장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가 돼야 한다’는 미국측 원칙 사이에서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국 정부는 미측이 최근 CVID 개념에 조금씩 유연성을 보이는 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편 19일 베이징에 도착한 실무그룹회의 북측 수석대표인 이근(李根)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은 이번 회담 전망에 대해 “미국측에 달려 있다”고 미국측에 공을 떠넘겼다.

한미일 3국은 20일 오후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3자 협의회를 갖고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베이징=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