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전의 신작 발레 ‘블루’. 사랑, 희망, 행복, 헌신, 외로움 등 ‘블루’라는 색에 담긴 12가지 의미를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그려낸다. 사진제공 서울발레시어터
서울발레시어터(단장 김인희)가 신작 발레 ‘블루(Blue)’를 26, 2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블루’는 서울발레시어터의 상임안무가인 제임스 전씨가 2001년 ‘사계’ 시리즈 이후 3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선보이는 신작. 레드, 화이트, 블랙으로 이어질 연작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전씨는 “어느 문화권에서나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4가지 색을 통해 인간 내면의 공통적 감성들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블루’는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여러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블루’라는 색에 담긴 사랑, 희망, 행복, 헌신, 평화, 고통, 외로움, 보호 등 12가지 의미를 한 여인의 일생을 통해 그려낸다.
무용수들은 생명의 탄생부터 중년의 삶을 거쳐 죽음의 길로 이어지는 한 여인의 일생을 무대 위에서 인상주의 화법으로 형상화해 보여준다. 프랑스의 작곡가인 라벨과 드뷔시의 음악을 배경으로 ‘블루’라는 색채의 차가우면서도 절제된 이미지가 잘 드러난다.
전씨는 “열정적인 유혹의 카르멘부터 순종적이고 고귀한 이미지의 신데렐라까지 여인의 온갖 모습을 ‘블루’안에 담고자 했다”며 “무거운 동작과 가벼운 움직임이 공간 속에서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한 여인의 일생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표현된다”고 말했다.
1999년 일본 도쿄에서 초연됐던 ‘세레나데’도 개막공연으로 선보인다. 마치 음악을 몸으로 그려내는 듯, 무용수들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가로질러 아득한 수평선을 나는 갈매기의 모습으로 인간의 깊은 심연을 찾아 항해한다.
26일 오후 3시 7시, 27일 오후 3시. 1만∼3만원. 1588-7890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