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의 묘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허의 이변. 경기 흐름이나 운동장 분위기에 따라 엉뚱한 결과를 낳기 일쑤다.
24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개막되는 제5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는 그래서 더욱 섣부른 예측을 불허한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가운데 이 대회에 출전하는 26개 팀은 저마다 우승을 꿈꾸며 일전을 기다리고 있다. 출전 팀 전력을 지역별로 살펴본다.
▽서울=2연패를 노리는 신일고는 지난해 우승 멤버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여전히 우승후보로 꼽힌다. 마운드에선 2년생 김상수와 강민욱 남윤희가 버티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눈독을 들인 서동환과 김종명까지 투수진에 가세. 장호연 감독이 최근 사퇴하는 바람에 정미효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는다.
올 대통령배에서 준우승한 덕수정보고는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된 투수진을 보강해 전력이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 외야수 최현호는 사이드암 투수로 변신했으며 왼손잡이 김정운은 시속 135km의 직구가 주무기. 93년부터 96년까지 4년 연속 결승에 올라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한 덕수상고는 투타에 걸쳐 안정된 전력과 기동성까지 갖춰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
백인천 전 롯데 감독이 59년과 60년에 2연패를 안긴 경동고도 4강 후보.
▽경기 강원 충청=올해 대통령배 챔피언 인천고는 시즌 2관왕을 노린다. 대통령배에서 홀로 5승을 챙기며 최우수선수상과 우수투수상을 거머쥔 투수 김성훈이 그 중심. 1m84, 85kg의 건장한 체구에 최고시속 144km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가 돋보인다. 대통령배에서 14타수 6안타를 기록한 1루수 박윤은 박종훈 SK 수석코치의 아들.
경기지역 최고의 투수 최정을 앞세운 유신고와 21일 무등기 8강전에서 광주 진흥고를 9-3으로 완파하며 돌풍을 일으킨 야탑고는 다크호스.
천안 북일고는 2002년 우승과 지난해 준우승에 이어 다시 한번 정상 복귀를 꿈꾼다. 올 대통령배에서 4강에 올랐을 만큼 정상급 라인업. 좌완 에이스 홍성용과 한화 유승안 감독의 아들 유원상 등이 탄탄한 투수진을 이뤘고 대통령배 타격왕(0.636) 장지훈은 공격의 선봉.
▽영호남=광주 진흥고는 지역예선에서 강호 광주일고와 동성고를 따돌리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졸업반 정기양과 '제2의 김진우‘로 주목받는 정영일이 장신(1m85)과 제구력을 앞세워 마운드를 지킨다. 류승룡(유격수) 채문기(1루수) 양동일(우익수)이 버티는 클린업 트리오는 묵직해 보이며 내외야 수비도 물샐 틈이 없다.
유독 황금사자기와 인연이 없었던 부산고는 사상 첫 정상의 야망을 드러낸다. 롯데 1차 지명을 받은 에이스 이왕기는 고교 야구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 선수와 코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인교씨의 아들 정의윤은 대형타자로 손색이 없다.
원년 챔피언 경남고는 이종운 감독을 중심으로 지난해 기적 같은 봉황대기 우승에 이어 또 다른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