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필름을 정리하니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교육현장을 30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온 박치원(朴致元·57·경북도교육청 공보계)씨.
박씨는 정년퇴직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7시 대구 동구 신천동 문화웨딩홀에서 ‘경북교육의 숨결’ 사진전을 갖는다.
1974년부터 사진 담당직원으로 일하면서 찍은 교육현장 사진 25만장 가운데 100장을 뽑아 전시하는 것이다. 그는 교육현장을 뛰어다니면서 연간 8000여장의 사진을 찍었다.
“학도호국단으로 불리던 고교생 교련교육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1970년대 교련은 당시 남북한의 긴장상황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시범행사가 열리던 대구시민운동장은 고교생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고 학생들이 대구시내를 행진할 때면 시민들의 환호도 대단했지요.”
그가 사진과 인연을 맺은 것은 경북 경산의 자인초등학교 학생 때부터. 아버지가 사진관을 운영해 어릴 때부터 카메라와 가까워져 소풍을 갈 때면 친구들의 기념사진은 언제나 그의 몫이었다.
그는 “지금은 카메라가 발달해 사진 찍기가 쉬워졌으나 20∼30년 전에는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운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그래도 산더미처럼 쌓인 필름들을 보니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진은 지나가는 세월을 붙잡으려는 사람의 마음 때문에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북도교육위원회(경북도교육청의 전신) 소속이던 대구시교육청이 1981년 7월 분리된 이후에는 경북지역의 교육현장만 사진으로 담았다.
“예전엔 교육환경이 참 열악했어요. 초점이 잘 맞지 않을 정도로 카메라 성능도 떨어졌고요. 요즘은 디지털카메라가 일상화됐고 교육환경도 놀랍도록 바뀌었습니다. 더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이 남지만 이 사진들이 지역 교육사의 한 페이지를 엮는데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