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거래는 침체, 가격은 약세 반전(反轉)’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의 잇단 규제 정책과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주택, 상가, 토지 등 종류에 관계없이 시장 침체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시장은 투기과열지구 지정,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등 규제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80% 오르는데 그쳤다. 작년 상반기 5.72%에 비해 낮은 상승률이다.
서울의 아파트는 평균 3% 올랐다. 이는 용산구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등의 아파트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경부고속철 개통,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로 용산구가 8.30%의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재건축 바람을 타고 강남구(4.34%), 강동구(4.52%), 송파구(3.78%) 등에서도 아파트 값이 크게 올랐다.
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충청권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충북 충남 대전 등에서는 올 상반기 집값이 3% 이상 올랐다.
그러나 집값은 4월을 고비로 약세로 돌아섰다. 정부 규제가 잇따르면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은 한 달 사이에 최고 1억원이나 하락하기도 했다.
거래 침체는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특징. 4월 말 주택거래신고제가 실시된 후 송파구 등 서울 3개 지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는 거래량이 30% 남짓 감소했다. 분당의 경우 신고제 실시 후 한 달 동안 주택거래신고 건수가 19건에 그칠 정도로 거래 중단이 뚜렷했다.
지역이나 상품에 따른 양극화도 뚜렷했다. 분양권의 경우 상반기 전국 평균 상승률이 2.79%로 작년 같은 기간 6.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강남구와 용산구 등 인기 지역에서는 올 상반기 6%를 웃도는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들 지역에서는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자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분양권에 수요자의 관심이 쏠렸다.
1·4분기(1∼3월) 전국 땅 값은 평균 1.36% 올랐다. 작년 같은 기간의 0.41% 상승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는 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충청권 땅값이 크게 오른 데다 택지가 고갈돼 가는 서울 등 수도권의 땅 값이 강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가격은 올랐지만 거래는 뜸했다. 특히 신규 분양시장이 가라앉으면서 건설업체들이 사업을 미루고 있어 거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주상복합, 아파트, 토지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상가 분양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상가 시장은 단기적인 공급과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