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자신이 낸 휴대전화요금의 0.5%(SK텔레콤)나 1%(KTF, LG텔레콤)는 고스란히 자기 몫으로 쌓이는 것을 알고 계신가. 요금 고지서에 한켠에 '포인트'나 '마일리지'라는 이름으로 써 있는 점수가 자신이 쓸 수 있는 돈(1점당 1원)이다.
월 5만원을 내는 가입자라면 연간 3000~6000원이 쌓이고 5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다면 1만 5000~3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 돈은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관심 밖에 있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은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세이브' 할 수 있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은 1144억원, KTF는 930억원, LG텔레콤은 310억원 어치의 '미사용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일종의 '휴면 예금'인 휴대전화 마일리지를 7월부터는 보다 다양하게 쓸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소액단위로 사용하는 데 불편이 많았지만 정보통신부의 권고로 각 업체들이 다양한 사용법을 내놓고 홍보도 강화해야 하기 때문.
▽마일리지로 통화시간을 산다=사용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 고객은 7월부터 누적된 마일리지로 휴대전화의 각종 부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 사용자가 2만점의 마일리지를 지불하면 최대 600분의 통화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것.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신청하면 더 많은 통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최소단위인 1000점으로는 10분의 통화만 가능하다.
KTF 고객은 3000점으로 30분, 6000점으로 60분의 통화를 살 수 있다.
발신번호표시나 컬러링(전화를 건 상대방에게 통화연결음 대신 음악을 들려주는 것) 서비스 이용료를 마일리지로 대신 내는 것도 가능해진다.
SK텔레콤은 발신번호 표시 1개월 무료 이용에 1000점을 공제하고 역시 누진제를 적용해 15개월을 사용할 때는 1만점을 받는다. 컬러링이나 마이벨(벨소리 대신 음악이 나도록 하는 것) 서비스를 신청할 수도 있다.
KTF는 착신전환이나 자동연결 서비스도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3개월에 1200점을 차감한다.
LG텔레콤도 두 회사와 비슷한 수준에서 마일리지 점수를 차감한다는 계획이다.
▽마일리지로 점심 값을 낸다=요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음식값을 다 내면 '바보' 소리를 들을 만큼 이동통신회사와 레스토랑간의 제휴 마케팅이 활발하다. 휴대전화 가입자라면 멤버십 카드 제시하는 것만으로 25% 안팎의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작은 혜택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할인혜택에는 한도가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연간 3~10만원선.
마일리지는 이런 할인 혜택의 한도를 늘리는 데도 유용하다. SK텔레콤은 마일리지 1만점으로 2만원어치의 할인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KTF는 1만점에 1만원의 혜택을 준다.
마일리지로 휴대전화 수리비용도 낼 수 있다. SK텔레콤은 1점당 10원으로 셈해주던 이벤트를 6월말까지 진행한다. 7월 이후에는 정상상태로 돌아가 차감 점수에 따라 최고 8만원을 할인해 준다.
KTF는 5000점과 1만점 단위로 마일리지를 기부 받아 어려웃 이웃을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것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쇼핑몰(www.e-station.com)에 사은품 매장을 추가해 마일리지로 사은품을 1년 내내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KTF는 포인트파크(www.pointpark.com)를 통해 자사의 마일리지로 항공권 구매나 신용카드 사용대금 납부도 가능토록 하고 있다.
▽내 마일리지 확인하려면=각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해 회원가입을 하면 자신의 마일리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각 사별로 활용할 수 있는 사용처도 자세하게 안내돼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다양한 마일리지 사용법을 마련했고 LG텔레콤은 8월 이후 실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정보통신부 반상권 사무관은 "소비자들이 소량의 마일리지를 보유했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휴대전화 요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