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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광주 금남지하상가 폐업 위기

입력 | 2004-06-24 22:54:00


광주지역 ‘지하(地下)경제’가 최악 상태다. 광주의 대표적인 상가 밀집지역으로 한때 최고 상권으로 꼽혔던 금남지하상가에서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광주지하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던 지하철 상가 매점들도 매출을 올리지 못해 집단 폐업 위기에 놓여있다.

▽금남지하상가=금남로 1∼3가 지하에 입주해 있는 점포는 300여곳. 금남지하상가번영회에 따르면 입주 점포 가운데 10% 가량인 30여곳이 월 20만∼25만원(4.5평 기준)인 관리비를 내지 못하고 3개월 이상 연체하고 있다.

관리비 장기 연체사태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이 중 10여곳은 지난해에 비해 30∼40%나 내린 월세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입점업체 가운데 중저가 의류와 신발을 파는 30여 곳만 이익을 보고 있을 뿐이다.

한 입점상인은 “지하철이 개통되고 지하상가와 연결되면서 유동인구가 늘었는데도 매출은 오히려 줄어 장사한지 5년만에 최악”이라면서 “관리비와 월세를 내지 못하고 야반도주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말했다.

번영회 곽상옥 사무국장은 “극심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입점업체들이 ‘품질은 최고, 가격은 최저’란 슬로건을 내걸고 영업에 나서고 있으나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지하철 점포 매점=광주지하철 역사에 입주한 상인들도 장사가 안된다며 도시철도공사측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지하철 상가 매점협의회는 지하철 개통 2개월째인 29일까지 도시철도공사가 매점과 상가와 맺은 계약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해주지 않을 경우 계약무효소송과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24일 밝혔다.

협의회측은 “계약당시 공사측이 하루 이용객 5만명을 제시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60% 수준인 3만2000명이었다”면서 “이로 인해 매점 및 점포의 하루 매출액은 상무역점이 유일하게 하루 10만원을 넘겼을 뿐 나머지는 3만원에서 7만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지하철 13개 역사에는 13곳의 매점과 10곳의 점포가 입주해 있는데 현재 8곳이 영업부진 등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휴업했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사정은 이해하지만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임대료를 인하할 수 없다”면서 “대화를 통해 상가 활성화 묘책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