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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황금사자기]경동-인창 천신만고끝 8강

입력 | 2004-06-28 00:00:00


황금사자는 역시 짜릿한 명승부의 산실. 9회말 2사후 극적인 역전 드라마가 한여름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고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케네디스코어(8-7)가 관중을 들뜨게 했다.

27일 동대문구장에서 계속된 제5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나흘째 경기. 경동고와 구리인창고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장충고와 덕수정보고는 2회전에서 4―4로 무승부를 이룬 8회말 오후 10시반 이후에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는 시간제한에 걸려 28일 낮 12시부터 남은 승부를 치른다.

백인천 전 롯데 감독을 앞세워 1960년 2연패를 달성한 경동고는 2회초 4-0으로 달아나 쉽게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3회말과 6회말에 각각 3점과 4점을 빼앗겨 오히려 3점차로 뒤지고 말았다.

이 위기에서 경동고는 8회초 1사후 대타 신창호의 2루타를 시작으로 4안타와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4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 경동고 조진명은 7-7이던 1사 1, 3루에서 2루 땅볼로 소중한 결승 타점을 올렸다. 경동고 선두타자 김남식은 5타수 3안타 2득점.

구리인창고는 3회말과 5회말 잇달아 6점씩을 뽑아 12-5로 크게 앞섰다. 쉽게 승리를 낚는 듯했으나 방심은 금물. 6회초 3점을 내준 데 이어 8회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5개로 5점을 허용해 12-13으로 역전. 분위기는 갑자기 진흥고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야구는 9회말부터라고 했던가. 인창고는 9회말 1사 이후 연속 안타와 상대투수의 폭투로 맞은 1, 3루에서 4번타자 박승현의 왼쪽 희생플라이로 13-13 동점으로 따라붙었다. 이어 5번 이슬기가 볼넷으로 나간 뒤 2사 1, 2루에서 6번타자 김정완이 가운데 끝내기안타를 때려 3시간47분의 마라톤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오늘의 스타 구리인창 김정완▼

새카만 얼굴에는 땀방울이 가득 맺혀 있었다.

구리인창고 졸업반인 2루수 김정완. 27일 진흥고전에서 역전승을 이끈 그는 거친 숨을 내쉬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 만도 했다.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으니.

5회에는 자신의 고교 공식대회 첫 홈런을 날렸다. 그것도 3점짜리. 게다가 끝내기 결승타로 역전드라마의 주인공까지 됐다. 경남고와의 개막전에서 3타수 2안타에 이어 이날은 6타수 3안타 4타점의 맹타.

평소 오전 1시까지 훈련을 할 만큼 연습벌레인 김정완은 “내 손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그대로 이뤄져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성남 하탑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 안정된 수비에 장거리포까지 겸비했다. 좋아하는 선수는 메이저리그 조니 데이먼(보스턴 레드삭스)과 박종호(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