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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데통령-사이파 총리 '갈등 불씨'

입력 | 2004-06-28 23:15:00


28일 이라크 과도정부는 행정 입법 사법부를 모두 갖춘 3권 분립형태의 정부로 다시 태어났다.

정부 구성의 기본법인 ‘과도행정법(TAL)’에 따라 행정부는 의전적 지위를 갖는 가지 알 야와르 대통령과 부통령 2명, 그리고 행정을 총괄하는 이야드 알라위 총리를 중심으로 한 32명의 각료들로 구성된다.

내각은 실질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며 행정부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내각이 결정한 사항은 대통령과 부통령 2명이 만장일치로 승인하도록 돼 있어 ‘견제와 균형’ 장치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행정부의 인적 구성을 보면 불행의 씨앗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통령과 총리를 수니파와 시아파가 나눠 갖자, 쿠르드족이 내년 제헌의회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반발한 게 좋은 예다. 다행히 쿠르드족이 안보담당 부총리, 외무장관, 국방장관 등 주요 장관직을 차지하면서 인사 문제는 일단락됐으나 종족 및 종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입법부 기구인 임시국민협의회는 다음달 구성될 예정이다. 임시국민협의회는 행정부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3분의 2 찬성으로 각료회의 결정 사항을 거부할 수 있다. 또 대통령이나 부통령의 사임 및 유고시 이들을 재선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고, 정부 예산 승인권도 갖는다.

사법기관으로는 연방대법원과 항소법원, 중앙형사법원, 쿠르드 자치지역 법원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사법제도와 법원의 예산을 감시하기 위해 최고사법위원회도 설치된다.

이라크 과도정부는 외교관계 수립, 경제 재건, 외채 문제 등에 관한 국제조약을 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과도정부는 TAL을 변경하지 못하고 내년 정식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만 국정을 관리하는 한계를 지닌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