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영화]여름밤 달래줄 유럽 거장의 ‘깊은 영화’

입력 | 2004-06-29 18:09:00

형이상학적 질문을 영화적으로 승화시킨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의 ‘산딸기’.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스웨덴의 잉마르 베리만 등 유럽 거장 감독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영화제가 잇따라 열린다. 일본 뉴웨이브 감독들의 작품전도 마련된다. 할리우드의 상업영화에 식상한 관객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먼저 로베르토 로셀리니(1906∼1977) 회고전은 29일부터 7월 12일까지(5∼8일 상영 없음) 서울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로셀리니 감독은 비토리오 데 시카, 루키노 비스콘티와 함께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픽션과 다큐멘터리, 개인과 사회의 경계에서 고민했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낙관적인 부르주아 영화 사조에 반기를 들고 사실주의 영화운동을 이끌어 프랑스 누벨바그에 영향을 끼쳤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이탈리아인들의 투쟁을 스튜디오가 아닌 거리 촬영으로 담아내면서 네오리얼리즘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렸던 ‘무방비 도시’(1945년)를 비롯, 여배우 잉그리드 버그먼과 함께 한 첫 작품이자 두 사람의 오랜 염문의 시발점이었던 영화 ‘스트롬볼리’(1949년), ‘전화의 저편’(1946년), ‘살인기계’(1952년), ‘검은 영혼’(1962년) 등 대표작 16편이 소개된다. 관람료는 편당 6000원. 02-3272-8707. www.cinemathequeseoul.org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존재와 구원이라는 형이상학적 질문에 대한 작가주의적 고민을 작품 속에 담아온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86) 특별전은 7월 9∼22일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황폐함과 고뇌, 고독감 같은 정서를 주조로 삼은 그의 작품은 현대 영화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네오리얼리즘 시대를 연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무방비 도시’.

특별전에서는 ‘죽음의 사자’와 기사의 체스 게임을 통해 ‘인간의 구원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제7의 봉인’(1957년),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야기하는 ‘산딸기’(1957년) 등 대표작 7편이 선보인다. 관람료는 편당 7000원. 02-766-3390. www.dsartcenter.co.kr

한편 사카모토 준지, 쓰카모토 신야, 사부, 구로사와 기요시 등 일본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감독 4명의 영화 8편을 릴레이로 상영하는 ‘일본 뉴웨이브 릴레이 영화제’도 7월 2∼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씨어터2.0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관람료는 편당 7000원. www.theater2.co.kr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