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고 승리투수 유원상-박주일기자
천안 북일고와 덕수정보고가 결승 문턱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인다.
29일 동대문구장에서 계속된 제5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6일째 경기.
2002년 우승에 이어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한 북일고는 유독 이 대회와 인연이 없는 부산고를 제치고 3년 연속 4강에 진출했다. 95년 2연패를 달성했던 덕수정보고는 3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두는 뒷심 끝에 준결승에 합류.
북일고는 올해 대통령배 준결승에서 패배를 안긴 덕수정보고와 다음달 1일 오후 1시 4강전을 치른다.
부산고 에이스 이왕기가 2년 연속 눈물을 흘렸다. 이왕기는 지난해 북일고와의 준결승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폭투로 패전의 멍에를 쓴 데 이어 이날 4-3으로 앞선 7회 2사후 구원 등판했지만 8회 자신의 실책이 빌미가 된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하며 다시 무너졌다.
한화 유승안 감독의 아들인 북일고 투수 유원상은 4회 마운드에 올라 5와 3분의 1 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며 6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승리투수. 북일고 톱타자 백성칠은 역전극의 출발을 알린 솔로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에 결승 타점까지 올렸다.
북일고는 6회까지 0-4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7회 백성칠과 이종환의 홈런을 앞세워 1점차로 바짝 쫓았다. 분위기를 되살린 북일고는 8회 무사만루에서 유원상의 스퀴즈 번트로 4-4 동점을 만든 뒤 백성칠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승부를 뒤집었다.
‘히든카드’ 서광원이 2경기 연속 일을 냈다. 졸업반 투수 서광원은 장충고와의 2회전에서 1-4로 뒤진 8회말 대타로 출전해 3타점 2루타로 추격의 불씨를 댕긴 데 이어 이날도 5회 대주자로 출전한 뒤 결승 타점까지 뽑아냈다.
덕수정보고 최재호 감독의 용병술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 덕수정보고 사이드암 투수 최현호는 8과 3분의 2 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낚으며 3실점(1자책)으로 잘 던져 홀로 3승째를 따냈다.
경기 흐름은 3-0→3-3→5-3→5-5로 구리인창고가 달아나면 덕수정보고가 쫓아가는 접전 양상. 팽팽하던 균형은 마침내 7회말에 깨졌다.
덕수정보고는 2루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서광원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오늘의 황금사자기(8강전)
△야탑고-경동고(13시) △신일고-유신고(18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