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세에 불과한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시아파 내 강경세력을 대표하면서 이미 이라크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알 시스타니의 진정한 경쟁 상대는 사드르뿐”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최근 “사드르는 미국과 대항해 싸우면서 반미 성향의 시아파를 자극해 시스타니를 능가하는 권력을 쥐려 한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야심=사드르는 아버지 무하마드 사티크 알 사드르의 후광을 받아 시아파의 2인자로 떠올랐다. 사담 후세인 집권 당시인 1999년 암살당한 부친은 지금도 시아파 최고성직자로 추앙받고 있다.
사드르는 지난해 4월 후세인 정권 붕괴 직후 나자프의 알리 사원을 장악하고 친서방 시아파 지도자 압둘 마지드 알 코에이를 살해하면서 급부상했다. 4월엔 살인 혐의 체포영장에 반발해 바그다드의 사드르시티와 나자프 등 남부도시에서 미군에 무장저항을 시작하며 과격성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해온 이라크 과도정부를 인정한 데 이어 메흐디 민병대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대변인을 통해 내년 1월 총선 때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란과의 관계가 문제=과도정부는 치안 안정을 위해 사드르를 달래야 할 처지. 가지 알 야와르 대통령은 30일 사드르를 ‘중요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신정(神政)일치 국가를 추구하는 사드르의 이념은 미국엔 큰 부담이다. 1979년 이란혁명을 성공시킨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노선을 추종하는 그가 권력을 잡을 경우 이란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