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을 녹색공간으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자연주의 매장’들이 인기다. 사진제공 더페이스샵
회색빛 빌딩 숲, 매캐한 공기, 꽉 막힌 도로에 지친 도시인에게 대자연의 편안함과 휴식을 주는 ‘웰빙 매장’이 늘고 있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웰빙’ 트렌드와 휴식 안정을 필요로 하는 현대인이 늘어남에 따라 매장 안에 나무를 심는 등 유통업체들이 자연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
화장품전문점 ‘더페이스샵’은 최근 전체 86개 매장 중 강남 명동 등 주요 20여 매장 안에 느티나무를 심었다.
더페이스샵 정운호 사장은 “천연원료를 사용하는 자연주의 화장품이라는 컨셉트를 강조하고 무더위에 지친 소비자들에게도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매장 안에 나무를 심게 됐다”고 말했다. 제품의 원료가 되는 장미 연꽃 녹차 한방원료 등을 매장 곳곳에 전시해 놓아 천연자연을 원료로 쓴다는 것을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SK텔레콤 고객들이 천연이끼로 장식한 ‘TTL존’에서 무선 인터넷과 비디오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SK텔레콤
최근 새롭게 리뉴얼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SK텔레콤 ‘TTL 존’은 웰빙형이라는 단어를 매장 이름 앞에 추가했다. ‘웰빙형 TTL존’은 풀밭과 천연 이끼로 바닥을 장식한 것이 특징. 또 산새 울음소리와 시냇물 소리 등 자연의 음향을 배경음으로 제공해 이곳을 찾은 고객은 마치 숲 한가운데 와 있는 착각을 느끼게 한다. 이 밖에 녹차와 허브로 만든 ‘웰빙 푸드’와 아로마 세러피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가 강좌를 여는 등 ‘디지털 웰빙존’으로 탈바꿈했다.
서초구 반포동 등 3곳에 매장이 있는 패밀리레스토랑 ‘카후나빌’은 열대 우림을 재현해 놓았다. 야자수 등 열대 식물을 심어놓고 레스토랑 한가운데로 개울이 흐른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폴리네시안 풍의 공연도 특색. 직원들도 알록달록한 하와이안 풍 옷과 밀짚모자를 쓰고 있어 고객들은 피서지에 왔다는 착각이 든다.
태평양이 최근 오픈한 ‘오설록티’는 ‘녹차테마 카페’. 고풍스러운 원목 가구와 은은한 조명으로 차밭 이미지를 강조했다. 커피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 세대에게 우리 전통문화인 녹차를 강조해 호응을 얻고 있는 것.
회사원 이주현씨(25·강남구 압구정동)는 “매장 안에서 나무 풀 등 자연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며 “젊은층도 점점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것만이 아니라 편안한 쉼터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