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로 추가 파병되는 자이툰 부대원들이 1일 경기 광주시 특전교육단에서 이라크 어린이들을 위해 ‘뻥튀기’ 과자를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자이툰부대는 뻥튀기 기계와 솜사탕 기계를 현지에 가져가 평화재건 활동에 이용할 예정이다. 광주(경기)=변영욱기자 cut@donga.com
“‘반갑습니다’라는 말은 아랍어로 ‘알라 마살알란’이지만 쿠르드어로는 ‘베헤이르 뱃’이라고 합니다. 따라 하세요.”(오기태 대위)
“베헤이르 뱃!”(자이툰 부대 장병들)
이라크 추가 파병을 한 달 앞둔 자이툰 부대가 1일 경기 광주시 특전교육단에서 마무리 훈련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3월 23일 부대 창설 당시 7주로 계획했던 교육은 이미 14주차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장병들은 파병지 변경과 김선일씨 피살사건 등 상황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학습과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급선무는 아랍어와는 문법 및 단어가 전혀 다른 쿠르드어를 배우는 것.
아랍어 교관이었던 오 대위는 파병지가 쿠르드족 자치구인 아르빌로 내정된 직후 국내의 쿠르드족 3, 4명과 접촉해 개인 교습을 받고, 이를 다시 장병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부대 관계자는 “영어와 기초 쿠르드어 정도면 작전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일단 현지에서 쿠르드족 통역요원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방탄방호 물자도 대폭 보강했다. 각종 차량의 유리는 30mm 강화유리로 만들었고, 운전석 방탄막도 기존의 운전자 어깨 높이에서 눈높이까지 올려 30cm 길이로 제작했다.
장병 한 사람이 가져가는 보급품 및 장비의 총가격은 1인당 198만1017원(무기류 제외). 이 중 5.5kg 방탄조끼 110만원(조달가격 기준), 방탄헬멧 25만9200원 등 개인보호 장구류의 가격만 156만2140원에 이른다.
평화재건활동의 핵심 중 하나는 쿠르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일. 자이툰 부대원들이 뻥튀기 제조기계와 솜사탕 기계를 2개씩 가져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기계의 제작공장을 방문해 고수(?)들로부터 ‘전문기술’을 익혔다.
자이툰 부대는 현지에서 부대의 활동상을 알리기 위해 1000여부의 홍보성 영자신문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 부대의 정재환 일병(23)은 “파병을 앞두고 떨리긴 하지만 열심히 훈련을 해온 만큼 자신이 있다”며 “가족뿐 아니라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몸 건강히 이라크 평화재건활동을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