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카시니호가 1일 토성 고리를 무사히 통과해 오후 1시12분(한국시간) 토성 궤도에 무사히 안착했다고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가 밝혔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는 이날 오후 1시경 토성 궤도에 진입한다는 신호를 처음 지구로 보내왔고 12분이 지난 뒤 궤도 안착을 위한 역추진 로켓 가동을 중지했다고 NASA는 설명했다. 궤도에 안착했다는 뜻이다.
카시니호가 토성 궤도에 안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JPL 관계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올렸다. 에드 와일러 NASA 부행정관은 “NASA가 아니라 지구가 토성 궤도에 도착한 것”이라고 흥분했다.
JPL은 “카시니호의 안착 성공 소식을 예정보다 10분 일찍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카시니호는 당초 계획보다 1분 짧은 95분간 역추진 로켓을 가동해 116.3일마다 한번 공전하는 토성 궤도에 자리 잡았다. 원래 목표는 117.4일 궤도.
JPL은 카시니호가 토성 표면에 1만8000km까지 접근하면서 2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정보를 받아 토성 고리의 신비를 풀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토성 주변을 지나간 탐사선은 1979년의 파이어니어 11호와 1980∼81년의 보이저 1, 2호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토성 주위를 지나쳤을 뿐 카시니호처럼 토성 궤도 진입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1997년 10월 15일 지구에서 발사된 카시니호는 6년8개월여 동안 35억km의 우주를 날아간 끝에 마침내 토성 궤도에 들어갔다. 앞으로 적어도 4년간 토성 주위를 76회 돌면서 기존 위성 31개 이외에 다른 위성이 존재하는지 등을 탐사하게 된다.
특히 카시니호는 올해 크리스마스(12월 25일)에 탐사기 호이겐스를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 내려 보낼 예정이다. 호이겐스는 유럽우주기구(ESA)가 제작한 것으로 ESA는 이를 위해 카시니 개발비용 33억달러(약 3조8000억원)의 25%를 댔다.
지름이 5150km인 타이탄은 달의 약 1.5배 크기로, 토성의 위성 중 유일하게 대기층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타이탄에 있는 액체 탄화수소가 40억년 전 지구에 생명이 탄생했을 때의 것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생명 탄생의 단서를 발견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패서디나=외신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