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1일부터 농민들에게 공급되는 면세유류의 취급 수수료를 징수하자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최근 일선 회원농협에 이날부터 농업용 면세유류를 공급할 때 판매대금의 2%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징수할 것을 통보했다.
징수 대상은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 액화석유가스(LPG) 등으로 농협측은 이 수수료를 지역 농협과 중앙회가 각각 90%와 10%씩 나눠 갖기로 했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최근 1년 사이 면세유값이 19%에서 30%까지 인상된 데다 각종 농업생산비 증가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수수료까지 징수하는 것은 농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민들이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등에 사용하는 면세 경유의 가격은 현재 L당 420∼440원으로 수수료는 8원40전∼8원80전이다.
특히 난방용 경유를 많이 사용하는 시설원예 농가의 부담이 커 하우스농가의 경우 평균 재배면적이 800평임을 감안할 때 연간 13만3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기원주 전국농민회총연맹 농협개혁위원장은 “올해 면세유 공급규모는 304만kL(1조2000억원 상당)로 농협이 앞으로 연간 약 24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게 된다”면서 “농협만 살찌우는 수수료 폐지 운동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수수료를 징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2년 전에 마련됐지만 지금껏 유보해왔다”면서 “농기계 조사와 전산관리 등 면세업무에 따른 각종 관리비용이 늘어나 취급 수수료 징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농업용 면세유 제도▼
유류에 부과하는 특별소비세나 부가가치세 등을 면제해 농민들의 영농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로 1986년부터 시행됐다. 농민들은 일반 유류보다 45∼50% 정도 싼 가격에 면세유를 공급받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