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쎌 인터내셔널
‘또채비’는 노래와 춤, 심술궂은 장난을 좋아한다. 성격은 단순하고 낙천적이며 약속을 지킬 줄 안다. 오래된 물건 속에 살고, 말의 피를 가장 무서워한다. 또채비란 과연 뭘까?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가족연극 ‘또채비 놀음놀이’는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또채비는 경상북도 민담에 나오는 도깨비의 이름. 한국 도깨비의 원형을 보여주는 이 연극은 또채비에 관한 재미있는 전래민담을 다섯 마당으로 펼쳐낸다. 그 성가신 또채비를 지혜롭게 물리친 이야기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또채비’를 비롯, 일본의 귀신 오니와 또채비의 대결을 그린 ‘논개와 오니’, 꼭두각시놀음의 진둥이가 등장하는 ‘진둥이 똥은 약똥’ 등이다.
독특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담긴 어린이극을 선보여온 ‘뛰다’는 ‘하륵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도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통해서는 만나기 힘든, 무대에서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듬뿍 선사한다.
이번 작품은 특히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의 연극’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다섯 명의 배우들이 직접 만든 색다른 악기와 무대 소품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어린이들에게 신기하고 낯설기만 한 소쿠리와 쌀 까부를 때 쓰는 키, 바가지 등 손때 묻은 옛 생활용품들을 두드리거나 긁어 생동감 있는 리듬을 만들어 낸다. 여기에 나무숟가락을 부딪칠 때 나는 ‘따다닥’ 소리, 조롱박 피리에서 나는 ‘뿌∼부’소리, 대나무통에서 울리는 ‘차르르 차르르’ 물 흐르는 소리가 어우러진다.
눈도 심심할 새가 없다. 밥그릇이 선비의 모자로 변신하고 조롱박 가면, 바구니 가면, 하회탈까지 온갖 가면이 등장한다. 고무줄놀이, 쌀보리 놀이 등 옛 놀이에 민요까지 흥을 돋운다. 온 가족이 함께 보고 대화를 나누면 좋을 만한 작품이다.
7월 18일까지 평일 오후 7시, 금 오후 4시 7시, 토일 오후 2시 5시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02-525-6929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