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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전도사? 봉사전도사! 삼성생명 배정충 사장

입력 | 2004-07-04 17:31:00

삼성생명 배정충 사장(가운데)이 최근 ‘밥퍼 목사’로 불리는 최일도 목사가 운영하는 무료급식 봉사단체인 다일공동체를 찾아 임직원들과 함께 설거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생명


삼성생명 배정충(裵正忠) 사장은 사내외에서 ‘변화의 전도사’로 불린다.

외환위기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 전인 2000년 1월 삼성생명 사장에 취임하면서 각종 경영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배 사장은 ‘사랑의 전도사’로 불린다. 배 사장이 취임 직후 회사의 슬로건을 ‘가족 사랑, 이웃 사랑’으로 바꾸고 대대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배 사장의 부인 최귀례(崔貴禮)씨는 지금까지 2500시간 이상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배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전국적으로 119개의 봉사클럽을 만들어 경로당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월 1회 이상 봉사하도록 했다. 또 매년 2월에는 임직원과 설계사가 참여하는 헌혈 캠페인을, 5월과 10월에는 대대적인 자원봉사 축제를 열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나 태풍 등 재해로 인해 고통 받는 이웃이 생겼을 때는 자원봉사팀을 별도로 구성해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도록 했다.

사회공헌기금 조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 ‘리빙케어’ 보험 판매 1건당 7000원의 기금을 적립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국립암센터 등에 지금까지 모두 61억6000만원을 기탁했다.

또 회사와 설계사가 보험 상품을 새로 계약할 때마다 각각 건당 200원씩의 기금을 모아 남편의 사고로 불의에 가장이 된 여성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32명이 모두 4억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2001년부터 해 달 별을 형상화 한 삼성생명 캐릭터 비추미의 이름을 딴 ‘비추미 여성대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여성문화 향상에 공을 세운 여성이 대상이다.

회사에 이처럼 사회공헌 분위기가 확산되자 임직원과 설계사도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급여에서 매달 자율적으로 5000∼5만원을 공제해 보육원 출신 대학 입학생의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배 사장은 최근 이 같은 공헌을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 개최로 열린 ‘희망2004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하지만 배 사장은 “분에 넘친다”며 손을 내저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