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8개월간의 ‘출자(出資) 자유’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은 2일 ‘2003 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에서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진 만큼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공정위에 신청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부채비율이 100% 밑인 기업은 출자총액제한제도에서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금융·보험 계열사를 뺀 삼성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43조3577억원, 부채총계는 36조5315억원, 부채비율은 84.2%였다.
공정위는 앞으로 2, 3주간 심사를 한 뒤 다음 달 말 출자규제 졸업을 승인해줄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이 다른 회사 주식을 마음대로 사들일 수 있는 기간은 8개월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 4월부터는 내부견제장치 설치나 계열사 수 제한 등 4가지의 새로운 졸업기준이 도입될 예정이어서 삼성이 다시 출자규제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삼성이 한시적으로 출자규제에서 제외되더라도 다른 회사 출자를 크게 늘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출자총액제한제도 :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이 다른 회사 주식을 사서 보유할 수 있는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 출자한도는 자기 회사 순(純)자산의 25%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