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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첫주말 업계표정 “매출증가 기대했는데 비때문에…”

입력 | 2004-07-04 17:46:00


《1일부터 법정 근로 시간이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축소됨에 따라 7월 첫 번째 주 토요일인 3일 토요 휴무에 들어간 회사들이 늘어났다. 이날부터 토요 휴무제를 실시한 곳은 6월 말까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개정 근로기준법의 취지대로 고친 회사들이다. 4일 노동부에 따르면 대한항공 롯데제과 등 근로자 1000명 이상인 대기업 가운데 29%가 주5일(주 40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한국산업안전공단 KOTRA 한국조폐공사 등 공기업의 경우 76%가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들어갔다.》

▽첫 주2일 휴일 활용=주 40시간 근무제로 여가 시간이 늘어난 직장인들은 동료 또는 가족과 함께 7월 첫째 주말을 보내며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

1일부터 본격적인 주5일 근무제에 들어간 삼성테스코 왕일웅 차장은 “이틀간 쉬면서 영어학원과 여행 동아리를 만들어 휴일을 보내는 직원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최근 직원들의 동아리 활동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KOTRA의 박기원 차장은 “지난 주말에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가거나 운동과 취미 생활을 찾아 떠나는 직원들이 유난히 많아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주말에 여가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유통업체들은 주말 매출액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신세계백화점 박찬영 부장은 “6월 등산화 수영복 등 아웃도어 스포츠용품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35% 늘어났다”며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 야외 활동과 관련된 상품의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가박스, CGV 등 서울 시내 극장가는 3일 오전 80∼90%의 예매율을 보였다.

하지만 전국에 장대비가 쏟아진 4일 일부 백화점 매장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평소보다 줄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기 침체 때문인지,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태풍 민들레의 북상 때문에 3일 오전 서울에서 시외로 빠져나간 차량은 11만2000∼11만3000여대로 평소에 비해 2만∼3만대 줄었다”고 밝혔다.

▽주5일 근무제 협상 난항=상당수 기업들은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에서 주5일 근무제 시행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주5일 근무제 시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7월 첫째 주말 고속도로와 유통가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은 태풍의 영향도 있지만 기업들의 노사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에 따르면 주5일 근무제 대상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토요일 수당 및 연월차 축소 등을 놓고 노사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