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 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 금품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장복심(張福心) 의원이 당내 인사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면서 100만원권 수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경우 사건의 실체가 쉽게 드러날 전망이다.
장 의원에게 100만원을 받은 직후 되돌려주었던 이미경(李美卿) 이경숙(李景淑) 의원과 고은광순 중앙위원은 본보기자의 추가 취재과정에서 “당시 장씨가 봉투 속에 100만원권 수표와 명함을 넣어 가져왔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당내의 또 다른 인사들에 대한 로비과정에서도 100만원권 수표를 건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4일 “100만원권 수표의 경우 은행에서 5년간 사용내용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검찰이 계좌추적만 하면 돈의 출처와 흘러간 행방을 모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 의원은 본보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의원들 외에도 당내의 복수 관계자들에게 로비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열린우리당의 한 핵심 의원은 장 의원과 관련된 의혹이 보도된 뒤 본보 취재팀에 전화를 걸어 “장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 선정 직전 여러 차례에 걸쳐 상당한 규모의 돈을 가져왔으나 호통을 쳐 되돌려보냈다”며 “정확한 돈의 액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