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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위 “강제전향자 北送하자”

입력 | 2004-07-05 18:27:00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韓相範)가 남한에 거주하는 장기수 출신 전향자 중 북송 희망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자는 권고안을 이달 말 대통령에게 제출할 보고서에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의문사위는 최근 남파간첩 및 빨치산 출신 비전향 장기수들의 사망에 대해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판단을 내려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전향자 북송 문제까지 제기해 상당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의문사위 특수조사과의 서재일 과장은 이날 “최근 조사 결과 상당수의 장기수 출신 전향자들이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강제 전향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들 중 북송을 원하는 전향자를 인도적 차원에서 돌려보내자는 견해를 보고서에 포함시킬지를 실무자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 과장은 “2000년 비전향장기수 북송 당시 전향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제외된 사람 중 28명은 북송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전향이 불법, 강제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 이상 이들이 원하는 대로 2차 추가 송환에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2000년 9월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북으로 송환하면서 전향서에 서명한 이들은 북송 대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문사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의문사위는 조사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활동 결과 등을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현재의 2기 의문사위는 6월 말로 조사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보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의문사위 보고서에는 ‘의문사 재발 방지와 의문사로 발생한 피해 해결’을 위해 권고안을 포함시킬 수 있는데 의문사위 일부에서 북송 희망 전향자들에 대한 검토를 권고안에 담자는 의견을 제기한 것.

한편 의문사위는 서 과장의 발언으로 사태가 커지자 해명자료를 내고 “권고안은 실무진의 검토 후 상근간부회의, 보고서발간위원회와 전체 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야 확정된다”며 “북송 검토는 실무진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의문사위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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