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참전 미군 중 처음으로 북한 인민군과 전투를 벌였던 찰스 스미스 미 특공대장(당시 중령·사진)이 5월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8세.
미군과 북한군의 첫 전투는 1950년 7월 5일 경기 오산시 죽미령에서 벌어졌다. 당시 스미스씨가 이끈 부대는 소련제 T-34탱크를 앞세운 북한군 4사단 소속 2개 연대와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탱크 4대를 폭파하고 인민군 42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미군 특공대의 전사자와 행방불명자도 170여명이나 됐다.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였던 지갑종(池甲鍾) 유엔 한국참전국협회장은 5일 오산시 주관으로 열린 ‘스미스 특공대 오산전투 제54주년 기념식 및 추도식’을 마친 뒤 스미스씨의 별세 사실을 밝혔다.
스미스씨와 30여년간 교분을 가져온 지 회장은 “행사 소식을 알리기 위해 미국의 스미스씨 부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 부인이 ‘남편이 5월 23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렸다”고 전했다.
스미스씨는 미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6·25전쟁 당시 미 24사단 21연대 1대대장으로 일본에 주둔하고 있다가 한반도에 투입됐다.
스미스씨는 1950년 11월 1일 신의주 남쪽 30km 지점까지 북진했다가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한 뒤 11월 10일 전출 명령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스미스씨는 나중에 준장으로 진급한 뒤 67년 예편했고 75년 7월 방한해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으로부터 태극무공훈장을 받았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