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대형 경매회사인 쑹위앤(崇源) 예술품경매회사가 4일 경매에 내놓은 중국 고대 갑골문자 20점이 4800만위안(약 72억원)에 이르는 고가에 낙찰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6일 전했다.
이 갑골문자 경매는 580만위안(약 8억7000만원)에서 시작돼 286번과 217번의 번호표를 든 구매 희망자 2명의 끈질긴 '접전'끝에 217번 남자에게 4800만위안으로 낙찰됐다. 여기에다 10%에 이르는 각종 수수료를 포함하면 결국 이 갑골 문자는 5280만위안(약 79억2000만원)에 팔려나간 셈.
경매에 나온 갑골문자 20점은 중국 은(殷)나라(또는 서울 이름을 따서 상·商 나라라고 부르기도 함) 시대의 천문 및 농업상황을 기록한 것으로 청(淸) 나라의 고대 문자학자인 멍광후이(孟廣慧)가 개인 소장해온 것. 현재까지 출토된 갑골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개인이 소장했던 것이어서 경매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安陽) 지방의 기업가로 알려진 낙찰자는 경매가 끝난 직후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경매장을 떠났다.
갑골문자는 은나라 말기인 BC 1300~1000년경 왕들이 정치적인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정인(貞人·점장이)'에게 점을 치도록 시키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은 거북의 등이나 배, 소의 뼈 등에 구멍을 파고 불로 지져서 뼈가 갈라지는 모양으로 점을 쳤다. 이 점괘를 새겨넣은 문자들이 갑골문.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갑골문자는 15만점이 있으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