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미얀마(당시 버마) 해역 상공에서 발생한 ‘KAL기 폭파 사고’와 폭파범 김현희에 관한 진실은 무엇일까?
최근 국회에서 KAL기 폭파 사건 재조사를 위한 법 제정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KAL기 폭파 사건과 김현희를 상반된 시각에서 다룬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나는 김현희의 실체를 보았다’(동아일보사)는 1심부터 대법원 최종심까지 김현희 재판에서 국선 변호를 맡았던 안동일 변호사가 당시의 법정기록을 중심으로 16년 전의 상황을 재구성한 것.
재판 이야기 외에 김현희의 남편인 J씨와 만나게 된 사연, 조중건 당시 대한항공 사장의 증언 등도 곁들였다.
저자인 안 변호사는 “최근 김현희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변호인의 한 사람으로서 김현희의 재판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내 책무라고 생각했다”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안 변호사는 이 책에서 △김현희의 실체 △김현희와 함께 체포됐으나 음독자살한 공작원 김승일(일본명 하치야 신이치)의 정체 △과연 김현희가 폭파했나 △정부 수사과정 등 KAL기 폭파 사건과 관련한 네 가지 의혹에 대한 해답을 시도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당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수사에 미진한 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김현희’라는 실존 자체가 가장 강력하고 살아있는 증거”라며 최근의 ‘KAL기 사건 조작설’ 등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에 비해 ‘KAL 858, 무너진 수사발표’(창해)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총망라한 책. 저자는 ‘KAL 858기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의 신동진 사무국장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김현희가 북한공작원인 동시에 안기부의 ‘이중 스파이’였다고 주장한다.
한편 올 3월 출간됐지만 전 안기부 직원 등이 법원에 출판물 판매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계류 중이던 일본인 저널리스트 노다 미네오의 ‘나는 검증한다, 김현희의 파괴 공작’(창해)도 최근 법원의 기각 판결로 서점에서 구할 수 있게 됐다. 김현희의 족적을 따라가며 그가 말한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밝힌 책이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