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가 수자원도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내 세계적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
이화여대 환경학과 강호정(姜鎬玎·37) 교수는 7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지금보다 2배 증가할 때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인 ‘용존유기탄소(DOC)’가 북반구 하천에 지금보다 최고 61%까지 늘어나게 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웨일스대 크리스 프리맨 박사팀과 함께 이뤄졌으며 과학전문지 ‘네이처’ 8일자에 논문으로 실렸다. 강 교수는 “DOC는 상수 처리시 염소소독을 거치면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으로 바뀔 수 있어 인체에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DOC가 미생물에 의해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것도 문제”라며 “이산화탄소 증가로 DOC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다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호정 교수
이는 인간이 만들어 낸 이산화탄소가 생태계에서 자연히 소비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입장과 반대되는 결과여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 교수는 “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 온난화와 수질오염을 통해 대규모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조절하는 국제협약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