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회계부정 스캔들로 파산한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엔론의 창업자인 케네스 레이 전 회장(62)을 2년반 조사끝에 금융사기 혐의로 7일 기소했다.
기소 내용은 8일 발표되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별도로 금융사기 및 내부자거래 등 증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미 언론이 전했다.
미 정부는 2001년 12월 엔론이 파산해 투자자들에게 수백억달러의 손실을 끼치고 수천명의 직원들이 해고되자 법무부에 엔론 전담팀을 설치해 엔론의 회계부정에 관여한 최고경영진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왔다.
전담팀의 검사들은 이 회사를 무너지게 했을지 모를 2001년 레이 전 회장의 경영활동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다가 작년 가을부터 투자자 및 직원들에게 거짓정보를 제공하도록 한 구체적인 사기혐의를 찾아내 이에 관한 조사에 집중해왔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한달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엔론 재직시절 잘못한 것이 없다"고 밝혔던 레이 전 회장은 7일엔 검찰의 기소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도 기소를 받아들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로써 파산국면의 엔론을 이끌었던 최고위 경영층 세사람이 모두 기소됐다. 레이 전 회장에 이어 엔론 경영을 맡았던 제프리 스킬링 전 최고경영자(CEO)와 리처드 코시 회계책임자는 공모, 사기 및 내부자거래 혐의로 이미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엔론 임직원 및 금융기관에서 엔론 회계부정을 도왔던 30명이 형사재판을, 15명이 민사재판을 받았거나 받게됐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