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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地 담보로 생활비 타쓰세요”

입력 | 2004-07-08 17:50:00


경기 안성시 대덕면에 논과 밭 6000여평을 가지고 있는 김모씨(70)는 요즘 생활비를 걱정하고 있다. 기력이 쇠해져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소작을 줘 근근이 생활해 왔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논밭을 팔기 위해 중개업소에 내놓기도 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탓에 사가는 사람도 없다.

김씨와 같은 어려움에 빠졌다면 농협중앙회가 이달 초 첫선을 보인 ‘농촌형 역(逆)모기지론’을 고려해 볼 만하다.

8일 금융회사에 따르면 역모기지론의 담보대상이 주택에서 토지로 확대되면서 관련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선보인 역모기지론은 도시의 주택을 담보로 하지만 농협이 내놓은 농촌형 역모기지론은 농지를 담보로 하고 있다.

농촌형 역모기지론의 대출자격은 55세 이상 농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담보로 제공한 농지 가격(개별공시지가 또는 표준지 공시지가 기준)의 최대 60%까지 연 금리 6%(변동금리)로 빌릴 수 있다. 또 대출 기간은 최장 10년이고 다달이 받는 돈은 1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시지가는 실거래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담보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 역시 적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김씨가 소유한 전답 6000평은 표준지 공시지가 기준으로 9000만원이다. 이를 담보로 하면 10년 동안 최대 54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하지만 김씨가 10년 동안 받을 수 있는 총액은 대출이자 1452만원을 제외한 3948만원. 결국 김씨는 매달 32만9000원을 손에 쥐는 셈이다.

대출금 상환방식은 만기 일시상환이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김씨의 경우라면 농지를 처분해 대출금을 갚고 나머지는 본인의 생활비로 충당하면 된다.

10년 후에 농지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 이를 담보로 다시 대출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10년 후에도 농지 가격이 현재 수준과 비슷하거나 땅이 팔리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농협이 근저당권을 행사해 담보로 잡은 땅을 경매에 넘기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 조성돈 차장은 “토지의 경우 경매 낙찰가율은 보통 일반 거래가격의 50∼60%에 불과하다”면서 “농지를 팔 의사가 있다면 역모기지론을 이용하는 도중에라도 만족할 만한 가격에 파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역모기지론 상품 비교구분농촌형 역모기지론시중은행 역모기지론취급은행농협중앙회 및 전국 4000여 지역농협신한은행, 조흥은행대출자격55세 이상 농민주택보유자(연령제한 없음)지급방식매달 최소 10만원 이상매달 또는 분기별 금액 제한 없음대출한도농지의 60% 이하(개별공시지가 또는 표준지 공시지가 기준)10년 이상 대출은 집값의 60%(은행 감정가)대출기간10년 이하15년 이하대출금리연 6%(변동금리)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선택상환조건만기 일시 상환만기 일시 상환자료:농협, 신한은행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역모기지론: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금을 매월 혹은 분기마다 연금 형태로 대출받는 금융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