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호주에 일년 간 머문적이 있다. 당시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면서 자전거가 보이면 우선적으로 양보해주는 자동차 운전자들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호주에서 자전거는 ‘움직이는 빨간 신호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런 대접을 받기 때문인지, 자전거 이용자의 질서의식도 남다르다. 헬멧 착용 등 자전거 이용에 관한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
우리는 어떤가. 자전거를 타고 학교나 직장을 오가려면 생명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자전거 도로가 미비하기도 하지만 자동차 운전자들이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하지 않고 내달리기 때문이다. 자동차 운전자만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캐나다에서 살다 온 한 어린이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다쳤다는 뉴스를 봤는데,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게 그 원인이었다. 그 아이는 캐나다에선 안전장구를 갖추고 탔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헬멧을 쓰고 타면 다른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씁쓸했다.
남의 탓, 제도 탓, 상황 탓은 이제 그만하자. 법을 지키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 단속되면 재수 없어서 걸린 것으로 치부하는 생각을 버리자. 그래야 어린이가 안전장구를 장착하는 게 부끄럽지 않고 자동차 운전자는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최영남 회사원·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