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 이전이 강행되면 2011년부터 2030년까지 경제성장률이 수도를 옮기지 않았을 때보다 매년 약 1%포인트씩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144조원(20년간 총액 기준) 감소시키고 환경오염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연세대 서승환(徐昇煥·경제학) 교수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부동산 시장 전망’에 관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충청권으로 인구와 시설을 옮기면 국민소득 경제성장률 국가경쟁력 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지역별 생산함수 추계를 통한 모의실험’ 방법으로 수도권 인구의 2.5%(약 55만명)가 충청권 등으로 이동할 경우의 영향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수도 이전이 이뤄지면 2011년부터 20년간 경제성장률은 이전하지 않을 때 달성 가능한 수치에 비해 매년 1%포인트 떨어진다는 것.
특정 연도에 5%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수도 이전을 할 경우 성장률이 4%로 낮아지는 셈이다. 이는 2003년 기준으로 연간 약 7조2000억원의 GDP 감소를 초래하며 20년간 감소할 GDP는 현재가치로 144조원에 이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서강대 김경환(金京煥·경제학) 교수는 “일본 도쿄(東京)는 서울보다 수도권 인구집중도는 낮지만 인구밀도는 훨씬 높다”며 과밀화 해소가 수도 이전의 명분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수도권 집값 1.6% 하락 등 신행정수도건설추진단이 밝힌 수도 이전 효과는 그 수치가 너무 작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수도 이전으로 서울 등에서 충청권으로 움직이는 교통량이 늘어나 전국 통행량이 112% 증가하고 아황산가스(SO2) 이산화질소(NO2) 먼지 등이 지금보다 0.1∼0.2%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허찬국(許贊國)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지금은 반(反)시장적 정책에 대한 우려를 없애 투자를 촉진해야 할 때”라며 “수도권 과밀화는 지방 분권 확대로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김무원(金武元) 주택문제연구소장은 “새 수도에 인구 유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충청권에 주택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부동산연합회와 세계부동산연맹 한국대표부가 주최하고 건설교통부가 후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