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골수 진보’로 통하는 인권변호사 출신 임종인 의원과 한나라당의 ‘골수 보수’로 꼽히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간부 출신의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나란히 여야 간사를 맡았다.
국회 정보위는 8일 첫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임 의원과 정 의원을 여야 간사로 선임했다.
당선 이후 파격적인 행보로 ‘럭비공’으로 불리는 임 의원은 종교에 따른 병역 거부론에 찬성하는 한편 이라크 추가파병의 원점 재검토 주장으로 당론을 정면으로 거스르기도 했다.
5월 초선 당선자 모임에서는 모 재선의원을 향해 “앞으로 두 번 다시 (초선의) 군기를 잡겠다고 하면 그 사람을 물어뜯어버리겠다”고 말했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안기부 차장을 지낸 정 의원은 국회 내 대표적인 ‘극우 보수주의자’. 주요 정치적 사안마다 한나라당의 주 공격수로 나서 ‘폭로 전문가’ 또는 ‘공작 전문가’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얻고 있지만 거침없는 화술로 극우주의자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받는다.
두 의원은 추구하는 이념적 지향점은 극단적인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지만 소탈하고 뒤끝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된 성격을 갖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소신이 뚜렷하고 양보와 타협이 없는 인물끼리 제대로 만났다”며 흥미진진해하는 분위기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