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스캔들로 파산한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엔론의 창업자인 케네스 레이 전 회장이 회사 파산과 관련된 범죄 혐의로 7일 기소됐다. 이로써 연방정부가 조사를 시작한 지 2년반 만에 엔론의 최고경영진 대부분이 형사재판에 넘겨졌다. 2002년 2월 상하원 청문회장에 출석한 레이 전 회장.-AP 연합
회계부정 스캔들로 파산한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엔론의 창업자인 케네스 레이 전 회장(62)이 2년반의 검찰 조사 끝에 금융사기 혐의로 7일 기소됐다.
기소 내용은 8일 발표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별도로 금융사기 및 내부자거래 등 증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2001년 12월 엔론이 파산해 투자자들에게 수백억달러의 손실을 끼치고 수천명의 직원이 해고되자 법무부에 엔론 전담팀을 설치해 엔론의 회계부정에 관여한 최고경영진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왔다.
레이 전 회장은 한 달 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엔론 재직시절 잘못한 것이 없다”고 했지만, 7일엔 “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로써 파산국면의 엔론을 이끌었던 최고위 경영층의 세 사람이 모두 기소됐다. 레이 전 회장에 이어 엔론 경영을 맡았던 제프리 스킬링 전 최고경영자(CEO)와 리처드 코시 회계책임자는 사기 및 내부자거래 등의 혐의로 이미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엔론 임직원 및 금융기관에서 엔론 회계부정을 도왔던 30명이 형사재판을, 15명이 민사재판을 받았거나 앞두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