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약 5주일 만에 배럴당 40달러를 다시 넘었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일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현물은 전날보다 1.08달러 오른 40.27달러에 마감돼 6월 1일(42.36달러) 이후 38일 만에 ‘심리적 저지선’인 40달러를 돌파했다.
WTI 선물(8월 인도분)도 1.25달러 상승한 40.33달러로 지난달 3일(40.85달러) 이후 처음으로 40달러 선에 올라섰다.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은 34.61달러로 0.14달러 올랐으며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도 0.48달러 뛴 37.25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유가 상승은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분이 기대에 못 미쳤고 러시아 석유업체인 ‘유코스’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진 때문으로 풀이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8일 자국 내 원유 재고량이 3억500만배럴로 한 주일 전보다 10만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석유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증가분(150만배럴)의 6.6%에 불과하다.
러시아 산유량의 20%를 차지하는 유코스의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여기에 헤지펀드 등 투기성 자금이 국제 원유시장에 유입되고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우려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공사 구자권(具滋權) 해외조사팀장은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수급 구조의 변화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며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상승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