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최희섭(플로리다 말린스·사진)도 왼손 투수에겐 고개를 숙일 때가 많다.
올 시즌 ‘사우스포’와의 상대 타율은 22타수 4안타로 1할대(0.181) 타율의 민망한 성적. 오른손 투수에게 뽑아낸 타율(0.284)보다 1할 이상 못 미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대 선발로 좌완이 나오면 스타팅 라인업에서 번번이 제외된다.
하지만 그런 최희섭도 만만한 왼손 투수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좌완 톰 글래빈(뉴욕 메츠). 14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올린 거물 글래빈을 맞아 최희섭은 지난해 2타수 1안타(2루타)를 쳐냈고 올 시즌에도 지난달 29일 메츠전에서 시즌 첫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2루타)를 날렸다. 안타 2개가 모두 장타.
11일 메츠전에서 선발 투수는 글래빈이었고 최희섭은 다시 한번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해 팀의 5-2 승리를 이끈 것. 글래빈과의 상대 타율은 9타수 4안타로 0.444.
최희섭은 전날 메츠전에선 선발로 나선 광주일고 선배 서재응에게서 시즌 14호 홈런포를 뽑아냈다. 1-2로 뒤진 6회 3번째 타석에서 초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날려 전세를 3-2로 뒤집었다. 지난달 2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16일 만의 아치. 4타수 2안타 2타점. 서재응과의 상대 타율은 8타수 4안타. 이틀 연속 4타수 2안타를 날린 최희섭의 시즌 타율은 0.278까지 올라갔다.
후배에게 한 방 얻어맞긴 했어도 서재응은 6이닝 동안 2홈런을 포함해 7안타 2볼넷 2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올렸다. 메츠가 6-3으로 역전승하면서 승패 없이 시즌 4승5패 유지.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