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한국에 온 미국인 J씨(28·영어강사)는 제주도에서 처음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어를 전혀 몰라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던 J씨는 전문 어학원에 다니고 싶어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
그는 “한국어학원 거의 대부분이 서울에 있어 할 수 없이 영어학원 수강생에게서 한국어를 배웠는데 전문적이지 않아 체계적으로 배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서울을 제외하고는 한국어교육기관이 드물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외국인들이 많다.
현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연세대를 비롯해 고려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모두 50여 군데.
미국인 M씨(33·연구원)는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모르면 식당에 가기도 어려워 한국어를 배워야 하지만 막상 배우고 싶어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캐나다인 J씨(25·여·학원강사)도 “영자신문에 나온 광고 외에는 한국어교육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고교 과정을 운영하는 국내 외국인학교 중 한국어과목을 개설한 학교는 전체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여건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국어 강사를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점.
한국어 강사는 인문사회계열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대학 부설 어학원에서 단기교육을 통해 양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육 기간도 1, 2개월이 대부분이고 길어야 1년 정도다.
일부 대학의 학부, 대학원 과정에 한국어교육 과정이 설치돼 있지만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의 경우 학부, 대학원 등을 통해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전문교사 자격증시험도 실시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도 정부가 주도해 자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한국어교육학회 최은규(崔銀圭·서울대 언어교육원 선임연구원) 총무이사는 “교육인적자원부에 한국어교육 기관을 통합 관리하는 부서를 만들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