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은 상품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뉴질랜드 키위업체 ‘제스프리’사의 유잔 첸 아시아 담당 사장(50·사진)의 소신이다.
제스프리는 뉴질랜드 키위 농가들이 수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합동으로 만든 ‘수출 단일 창구’. 첸 사장은 이 회사에서 10년째 아시아 부문 총괄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첸 사장은 “상대국 농가에 대한 이해와 애정 덕분에 오랫동안 사장을 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제스프리는 한국 키위 재배업체인 ‘참다래 영농조합’에 제스프리 키위를 공급한다. 참다래 영농조합은 여름엔 국산 키위, 겨울엔 뉴질랜드 키위를 판매한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 차이를 이용해 국내 업체와 함께 발전하면서 매출을 유지하는 제스프리의 영업 전략이다.
제스프리는 한국에 매년 140억원 안팎의 키위를 판매한다. 이 중 15억원 이상을 마케팅비로 쓴다. 마케팅비가 매출액의 10%를 넘는 건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게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첸 사장은 항상 내년을 걱정한다. 경기 위축이 계속될 경우 기호품의 성격이 짙은 키위 수요가 급감할 수 있기 때문.
그는 “한국 농가들이 키위를 많이 재배하고 키위 시장이 넓어지면 우리 회사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