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76, 90kg의 유격수. 거포와는 거리가 먼 체격조건과 포지션이다. 그런 미겔 테하다(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거구를 앞세운 장거리포 타자를 모두 제치고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최고 홈런 타자에 등극했다.
13일 휴스턴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이벤트인 홈런 더비에 그는 당초 초청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날 제이슨 지암비(뉴욕 양키스)가 부상으로 불참을 발표하면서 행운을 잡았다.
이날 테하다의 경쟁 상대는 통산 500홈런 고지를 돌파한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라파엘 팔레이로(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내로라하는 거포들. 테하다는 이들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 홈런 5개로 랜스 버크만(휴스턴 애스트로스)을 1개차로 제치고 홈런킹에 올랐다.
테하다는 “내 생애에 홈런 더비에 나서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는 홈런을 칠 수는 있어도 홈런타자가 된다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기뻐했다.
7개의 아치를 그려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통과한 테하다는 2라운드에서 역대 최고인 15개의 홈런을 때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종전 기록은 지암비가 2001년, 앨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지난해 세운 14개.
또 이날 날린 전체 홈런 27개는 새미 소사(시카고 커브스)와 푸홀스가 지난해 각각 달성한 최다홈런 타이. 9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테하다는 통산 홈런 171개에 시즌 최다 홈런은 2002년의 34개. 올해에는 85경기에서 15개를 기록중이다.
본즈는 2라운드에서 3개의 홈런에 그쳐 탈락했고 팔메이로는 1라운드에서 5개로 예선탈락.
이번 홈런더비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에서 선정되거나 초대받은 홈런타자 4명씩이 출전해 10아웃(배트를 휘둘러 펜스를 넘기지 못하면 아웃)까지 더 많은 홈런을 뽑아낸 타자가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라운드에서 8명 중 성적이 좋은 4명이 준결승에 진출하고 준결승에서 다시 2명을 선발해 챔피언 맞대결을 펼치는 토너먼트 형식.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