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씨네피플]솔직 담백한 ‘늑대의 유혹’ 주연 강동원

입력 | 2004-07-14 17:38:00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무뚝뚝하지만 속은 여린 ‘킹카’로 출연한 강동원.-박영대기자


“캐러멜 라테요.”

13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 들어선 강동원(23)은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칼로리가 높은 캐러멜 라테를 주문했다.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때론 직설적인 그의 이미지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강동원이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 이은 두 번째 영화로 가슴 절절한 멜로드라마를 택했다. 23일 개봉되는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에서 그는 이복누나를 사랑하는 비운의 고교생 정태성으로 출연한다.

싸움도 잘 하고 인기도 만점인 ‘킹카’ 역할은 사실 강동원의 학창시절과도 닮았다. 경남 거창고에 다닐 무렵 인근 학교 여학생들은 교문 앞을 지키고 섰다가 그에게 선물 공세를 펴곤 했다.

―그때 무슨 선물 받았는지.

“뭐, 꽃 접은 거, 별 접은 거, 학 접은 거…. 또 먹을 거요. ‘꽈자’(과자의 경상도식 발음).”

―같은 학교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았을 텐데….

“걔들은 공부하려고 저를 멀리 하더라고요. 저 좀 많이 놀러 다녔거든요. 비평준화 고등학교라 전교생이 200명밖에 안 됐는데, 제가 198등까지 해봤어요. 제일 잘 했을 때도 100등쯤 됐던가?”

―한 인터넷 투표에서 ‘갖고 싶은 남자친구 1위’로 뽑혔는데요.

“제 팬들이 워낙 열심히 투표해 줬어요.”

―근데 왜 ‘사귀고 싶은’ 남자가 아니라 ‘갖고 싶은’ 남자일까요.

“저도 모르겠어요.”

―이동통신 광고에선 귀엽고 깜찍하던데요.

“그건 CF 이미지고요. 전 무뚝뚝하고 직설적이에요. 복잡하고 귀찮은 거 딱 질색이에요.”

―그래도 여자친구한테 편지는 쓸 건데요.

“편지 안 써요. 선물만 줘요.”

―축하카드라도.

“카드도 안 써요. e메일도 거의 안 해요.”

―왜요?

“한번 하면 계속해야 되니깐….”

―경상도 사투리(그는 부산 출생이다)는 극복됐는지.

“아뇨, 아직. 이번에도 시나리오 읽을 때 무슨 감정인지 알기 어려운 대목이 나오면 일단 사투리로 주르르 읽어버렸어요. 그러면 ‘필(feel)’이 와요. 그러고 나서 표준어로 다시 읽죠. 이번 영화는 귀염 떠는 게 많아서 정말 헤맸거든요. 성격이 안 맞기도 하고.”

―요즘 10대를 보면 어떤지요?

“‘싸가지’가 좀 없어진 것 빼고는 저희 때와 별 차이 없는 거 같아요. 개인주의적이란 건데. 전 그게 좋아요. 이것저것 눈치 보지도 않고. 자신감의 표현이랄까.”

―두 번째 영화인데….

“(첫 영화보다) 아무래도 여유가 생기고 좀 더 알다보니깐 잡생각이 났어요. ‘여기서 한 박자 쉬고 들어가면 더 좋겠지?’ ‘여기서는 눈을 깜박거려야 돼’ 같은 생각들이요. 별로 안 좋아요.”

―연기변신에 부담은 안 느껴요?

“전 사실 변신할 이미지도 없어요. 한번 해본 거 또 하면 재미없으니깐.”

폭발적 인기에 비해 연기자로선 아직….

“전 그런 거 생각 안 해요. 제가 할 일을 하는 거고. 팬들이 연기자로 평가해주시든, 연예인으로 평가해 주시든 전 별로 심각하게 생각 안 해요.”

―신체에 불만이 있다면?

“짝눈이죠. 오른쪽은 쌍꺼풀이 없어요. 많이 자면 생기기도 하고. 술 많이 먹으면 3일을 (쌍꺼풀이) 가더라고요.”

―연기는 언제까지….

“제가 하고 싶은 역 다 해볼 때까지요. 스케일이 무지 큰 것도 해보고 싶고, 캐릭터가 강한 것도 해보고 싶어요. 스릴러 같은 거요.”

―예를 들면 어떤 영화 같은….

“저는 영화 잘 안 보거든요.(웃음)”

이승재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