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팔 셔츠와 타이를 이용해 활동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캐피스 룩’ 연출법. (모델=임동진, 의상=휴고 보스·폴 스미스·앤드루 앤드 레슬리·엠포리오 아르마니, 타이핀과 커프스버튼=동양주얼리·앤드루 앤드 레슬리, 선글라스=구치, 시계=폴 스미스, 선글라스홀더=솔로투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재킷을 벗어버리고 싶은 여름. 여느 해 같으면 벌써 반팔 셔츠나 폴로 티셔츠 차림의 남자들이 거리를 활보했겠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긴팔 셔츠를 이용한 ‘캐피스 룩’이 유행이다. 캐피스 룩은 ‘캐주얼’과 ‘오피스 룩’의 합성어. 평소 비즈니스용으로 입고 다니는 긴팔 셔츠를 레포츠를 즐길 때나 파티에 참석할 때 입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실용적으로 연출한 스타일이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정장을 입은 귀공자풍 스타들이 인기를 얻은 데서 영향을 받았다. 다소 가벼워 보이는 반팔 셔츠에 비해 긴팔 셔츠로 절제미와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한 것. 때와 장소에 맞는 셔츠와 타이 연출법을 살펴보자.
○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스타일
약간 흐트러진 듯하면서도 절제된 모습의 이미지를 살리는 것이 포인트. 셔츠를 바지 밖으로 꺼내 입고 단추를 한두 개 푼다.
옆선 밑단이 곡선으로 오목하게 파인 드레스 셔츠는 피한다. 셔츠 밑단이 일자로 된 디자인이나, 옆트임이 있는 것이 적합하다. 타이는 화려한 색상과 기하학적 무늬의 제품을 골라 포인트를 준다. 맨 위 셔츠 단추를 풀고 타이를 느슨하게 내려맨다.
양쪽 소매를 걷어 올려 스포티하게 연출할 수도 있다. 소매 끝단의 폭이 넓지 않고 부드러운 소재의 셔츠를 팔꿈치 위까지 접어 올리면 된다.
소품을 활용해 포인트를 주는 방법도 있다. 셔츠와 타이가 너무 가벼워 보인다면 소매를 걷지 않고 커프스버튼으로 채워 절제미와 세련미를 동시에 연출한다. 맞춤 셔츠 전문점이나 패션 소품점에서 파는 색실 소재의 제품들은 경쾌한 느낌을 준다. 선글라스를 애용한다면 자석식 홀더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 블루 셔츠에 타이핀 포인트
실내 활동이 많은 타입은 푸른색 계열의 셔츠와 사선 스트라이프 타이가 기본. 셔츠와 타이가 모두 스트라이프 패턴일 땐 타이의 선 간격이 더 넓은 것을 선택한다.
고급 브랜드나 맞춤 셔츠 전문점에서 허리라인이 약간 들어간 디자인을 고르면 멋스럽다. 사이즈는 약간 넉넉한 것이 실용적.
청바지를 받쳐 입으면 훨씬 활동적으로 보인다. 폭이 넓은 가죽벨트로 마무리한다.
조금 더 개성을 찾고 싶다면 타이핀으로 포인트를 준다. 주얼리 전문점이나 패션숍에 가면 독특한 디자인의 남성용 타이핀이 많다. 여자들이 헤어핀으로 포인트를 주듯 타이핀으로 세련되고 정제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 두툼한 타이매듭으로 럭셔리 룩을
럭셔리 룩의 기본은 몸에 꼭 맞는 상의에 약간 넉넉한 하의의 정장차림. 여기에 타이 매듭을 두툼하게 묶는 스타일이 유행이다.
한동안 소외되다시피 하던 흰색 셔츠도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으로 다시 살아났다. 특징은 옷깃 사이의 간격이 멀어졌고 소재가 고급스러워졌다는 것.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광택이나 엠보싱 소재 등이 많이 나왔다.
디자인은 클레릭 셔츠(옷깃과 소매만 흰색인 셔츠)와 허리선이 들어가 몸에 꼭 맞는 맞춤 셔츠가 적당하다.
타이는 폭이 넓은 쪽에서부터 완만하게 좁아져 중간부분이 꽤 넓은 스타일이 인기다. 매듭을 두툼하게 묶었을 때 모양이 잘 살아나기 때문. 타이와 셔츠는 같은 소재로 된 것을 택하면 잘 어울린다. 색상은 청회색, 연노랑, 핑크 등 파스텔톤 계열이 많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