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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금융사들, 한국서 ‘한판’

입력 | 2004-07-15 17:56:00


영국 프루덴셜 계열사인 PCA가 대한투자증권의 우선매각협상 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한국의 자산운용시장에서 세계적인 금융그룹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금융그룹은 미국의 푸르덴셜금융그룹과 영국의 프루덴셜, 네덜란드의 ING그룹, 독일의 알리안츠 등 4곳이다.

▽격화되는 경쟁=미국의 푸르덴셜금융그룹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푸르덴셜그룹은 1989년에 한국 생명보험업에 진출한 뒤 올 4월 옛 현투증권(푸르덴셜투자증권)과 옛 현대투자신탁운용(푸르덴셜자산운용)을 한꺼번에 인수하면서 자산운용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6월 말 현재 푸르덴셜자산운용을 통해 운용하는 고객자산만 13조2760억원 규모. 이는 대한투신운용(18조1880억원) 삼성투신운용(17조9630억원) 한국투신운용(16조3900억원) KB자산운용(13조3160억원) 등에 이어 5번째다.

영국 프루덴셜은 2001년 국내에 진출해 4개 금융그룹 가운데 출발이 가장 늦다. 하지만 이번에 대투증권과 대투운용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계획대로 영국 프루덴셜이 대투운용(18조1880억원)을 인수한 뒤 현재 보유 중인 PCA투신운용(2조2710억원)과 합칠 경우 수탁액 규모로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로 거듭난다.

네덜란드 ING그룹은 반 발 정도 뒤처진 모습. 지분 20%를 확보한 KB자산운용을 통해 자산운용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강점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최대 주주라는 점이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린 지점을 상품판매망으로 활용할 경우 언제든 시장점유율을 역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대 반 우려 반=이들 세계적인 금융그룹이 국내 자산운용시장에서 격돌하게 된 것을 두고 관련업계의 반응은 “일단 환영”이다.

자산운용업계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불신을 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리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첨단 자산관리 기법이 도입됨에 따라 자산운용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KB자산운용의 백경호 사장은 “세계 금융시장은 은행 보험 자산운용업을 한데 묶어서 소비자에게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제로 바뀌고 있다”며 “한국 금융시장이 이같이 변화하는 데 이들 외국계 금융사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시장에 이어 자산운용시장마저도 외국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윤태순 회장은 “순수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도록 전문화할 필요가 있고 정부도 이 같은 업체들의 노력을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보험금융그룹의 국내 진출 현황구분푸르덴셜금융그룹영국 프루덴셜알리안츠그룹ING그룹본부미국영국독일네덜란드

설립시기1875년1848년1890년1845년총 운용자산
(2003년말)515조원350조원1495조원1170조원한국진출시기1989년2001년1999년1986년한국내 관계사푸르덴셜생명
푸르덴셜투자증권
푸르덴셜자산운용
제일투자증권PCA생명
PCA투신운용알리안츠생명
하나생명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
하나은행ING생명 ING증권
ING은행 국민은행
KB자산운용
KB생명한국생명보험시장 점유율
(2004년3월말)12위(1.6%)18위(0.3%)4위(4.6%)5위(3.7%)계열 자산운용사 수탁액
(2004년6월말)13조2760억원2조2710억원3조7820억원13조3160억원자료:각 회사, 자산운용협회, 생명보험협회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