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1년간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약 7200명의 대졸 정규직 사원을 새로 뽑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임금이 올해 평균 5% 인상된다는 것을 전제로 이를 동결할 경우 2428억원의 인건비가 절약돼 이 돈으로 7166명의 대졸 정규직 신입사원(초임 연봉 3388만원)을 뽑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또 절약된 인건비의 50%를 비정규직 직원의 임금 인상에 쓰면 비정규직 급여가 29.0%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럴 경우 지난해 말 현재 1609만원으로 정규직 대졸초임의 47.5% 수준인 비정규직 평균 연봉이 정규직 대졸초임의 60.2%로 상승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크게 줄일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임금 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의 경우 임금이 높은 정규직 직원에 비해 조금만 소득이 상승해도 소비가 더 많이 늘어난다”면서 “은행, 대기업 등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직종의 임금인상률이 낮아지면 사회 전체로는 일자리 창출과 소비 진작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 특수은행 등 19개 은행의 총인건비 지출액은 4조8561억원. 또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개 은행의 직원 수는 정규직 8만9519명, 비정규직 2만8737명 등 총 11만8256명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