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 선수들은 다음주엔 공을 놓고 전자레인지를 조립한다.
19일부터 23일까지 4박5일의 일정으로 창원 LG전자에서 운영하는 혁신학교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학교는 LG그룹의 임원과 조직 책임자들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정. 교육 내용이 혹독하고 강도가 높기로 소문나 ‘공포의 유격학교’로 불린다.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니라 철저한 현장 위주로 진행되는 데 하루에 9시간 가까이 전자제품 공정 작업을 해야 한다. 졸음과 싸워가며 40km에 가까운 야간 산악 행군도 마쳐야 한다. 웬만한 극기 훈련은 저리 가라다.
이번 교육은 농구단 구단주인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의 주문으로 특별히 이뤄졌다. LG가 최근 3년 연속 4강에 진출해 놓고도 정작 정상에 오르지 못한 데는 뒷심 부족이 컸다는 지적. 다음 시즌을 앞두고 정신력 강화와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런 사연을 접한 LG 선수들은 요즘 찜통더위 속에서도 마치 공포 영화라도 기다리는 듯 긴장한 분위기.
LG 슈터 조우현은 “무척 힘들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만 선수 전원이 단 한 명의 낙오도 없이 모두 통과해 새로운 마음자세를 갖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