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스트라이커’ 이동국(24·광주 상무). 그는 과연 한국 축구대표팀의 ‘황태자’로 부활할 것인가.
이동국이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에게 기분 좋은 ‘찜’을 당했다. 10일 본프레레 감독의 데뷔전인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신뢰를 듬뿍 얻은 것. 본프레레 감독은 바레인과의 경기 후 “긍정적인 자세로 훈련에 열심히 임했다. 상대에겐 아주 위협적인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동국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막판 주전 경쟁에서 탈락해 보따리를 싸 집으로 돌아간 비운의 골잡이.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국가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한국축구의 기둥’으로 각광을 밟았지만 히딩크 감독의 눈에는 ‘게으른 선수’에 불과했다. 투지와 스피드에서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차두리(프랑크푸르트)에게 각각 밀렸다. 수비 가담에 소극적이고 스스로 골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선수라는 딱지까지 붙었다. 2000년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오른 당당했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면에서 17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은 이동국의 재기 무대. 본프레레 감독의 신임으로 보아 그는 주전 골잡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은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스트라이커로서 좀더 냉정함을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동국은 아직 ‘2%가 부족’하다는 평가. 14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 보듯 수비 가담은 좋아졌지만 골 결정력과 수비 돌파 능력엔 아쉬움이 많았다.
결국 이동국의 화려한 부활은 ‘부족한 2%’를 어떻게 채우느냐에 달려 있는 셈. 모든 것은 이제 그의 발끝에 달렸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