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나온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승부차기 실축 볼(사진) 가격이 하루 사이에 420분의 1로 폭락했다.
세계 최대 경매업체 ‘이베이’ 스페인(www.es.ebay.com)은 16일 한때 1000만유로(약 142억원)까지 치솟았던 베컴이 실축한 ‘홈런볼’ 가격이 2만3650유로(약 3400만원)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13일 1유로(약 1420원)에서 시작한 ‘홈런볼’ 경매가는 다음 날 1만유로를 돌파하더니 사흘 만에 1000만유로 벽을 넘어서며 이상 과열 조짐을 보였으나 결국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처럼 터무니없는 가격이 형성된 것은 인터넷 경매의 허점을 이용한 네티즌들의 장난 때문. 인터넷 경매는 엄청난 액수를 써내 낙찰을 받더라도 계약을 포기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마구 호가를 올린 것.
가격이 폭등하자 ‘이베이’측은 진짜 경매를 원하는 사람을 가리겠다며 조사에 착수했고 이 때문에 장난삼아 엄청난 가격을 불렀던 50여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경매가가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유로2004(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 포르투갈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골문 오른쪽 위를 벗어나 관중석으로 날아간 베컴의 ‘홈런볼’ 적정 가격은 영국의 한 신문사가 제시한 2500만원선이라고 보고 있다. 이 볼을 소유하고 있는 파블로 카랄(스페인)은 당초 1만8000유로(약 2560만원)에 볼을 팔라는 제안을 거부하고 경매에 부쳤다.
포르투갈의 GK로 승부차기에서 베컴과 맞대결했던 히카르두는 “베컴이 실축한 볼이나 일반 볼이나 다를 게 뭐냐. 나는 공짜로 준다고 해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